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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맛집 가이드 (레퍼블릭, 구엘라게차, 베스트리아)

by livealifeidream 2025. 10. 5.

로스앤젤레스 사진

로스앤젤레스는 음식으로 세계를 품은 도시다. 멕시코, 일본, 한국, 이탈리아, 중동 등 전 세계의 문화가 이곳의 거리와 식탁 위에 공존한다. 다양한 인종과 이민 역사가 만들어낸 독특한 미식의 풍경은, LA를 단순한 대도시가 아닌 ‘미국 미식의 실험실’로 만든다. 이번 글에서는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세 곳의 맛집, 레퍼블릭(République), 구엘라게차(Guelaguetza), 베스트리아(Bestia)를 통해 LA 미식의 깊이와 다양성을 살펴본다.

 

레퍼블릭 – 프렌치 감성과 캘리포니아 자유의 조화

레퍼블릭(République)은 로스앤젤레스 미드시티 지역에 위치한 프렌치 브라세리로, 셰프 월터 만즈케(Walter Manzke)와 그의 아내 마르게리타가 운영한다. 이곳은 유럽 고전 요리와 캘리포니아의 창의적 감각이 만나, “현대 LA를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 불린다. 레스토랑이 들어선 건물은 1920년대 배우 찰리 채플린이 세운 유서 깊은 건물로, 높은 천장과 아치형 창문, 따뜻한 조명은 고전적인 우아함을 자아낸다. 아침에는 브런치 카페, 밤에는 고급 다이닝으로 변신하며, 시간대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대표 메뉴는 ‘크로크 마담(Croque Madame)’과 ‘쇠고기 타르타르(Beef Tartare)’이다. 크로크 마담은 부드러운 브리오슈 위에 햄, 치즈, 반숙 달걀을 얹은 프랑스식 샌드위치로, 진한 홀랜다이즈 소스가 인상적이다. 타르타르는 신선한 쇠고기를 얇게 다져 향신료와 함께 제공되며, 질감과 향이 뛰어나다. 레퍼블릭은 캘리포니아 농산물의 신선함과 프랑스 요리의 정교함이 완벽히 어우러진다. 셰프는 “로스앤젤레스의 태양 아래서 자란 식재료가 프랑스의 전통을 새롭게 만든다”라고 말한다. 이곳은 유럽의 품격과 캘리포니아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구엘라게차 – 오악사카의 영혼이 깃든 멕시코 전통

구엘라게차(Guelaguetza)는 LA 한인타운 인근에 자리한 오악사카(Oaxaca) 전통 멕시코 음식 전문점이다. 1994년부터 이민자 가족이 운영해 온 이곳은 미국 내 멕시코 요리 부흥을 이끈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뉴욕타임스는 구엘라게차를 “LA에서 가장 진정성 있는 멕시코 음식점”이라 평했다. ‘구엘라게차’는 오악사카어로 ‘나눔’을 뜻한다. 이름처럼 이곳의 음식은 공동체와 정을 상징한다. 대표 메뉴는 ‘몰레 네그로(Mole Negro)’와 ‘타말레(Tamale)’다. 몰레는 30여 가지의 향신료와 초콜릿을 넣어 만든 진한 소스로, 고기 요리 위에 듬뿍 뿌려진다. 깊고 매콤하며 달콤한 복합적인 맛이 오악사카 요리의 핵심이다. 타말레는 옥수수 반죽에 고기나 채소를 싸서 찐 요리로, 구엘라게차의 타말레는 부드럽고 담백해 현지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 식당 내부는 활기찬 멕시코 전통 시장을 연상시킨다. 벽에는 다채로운 색감의 벽화가 그려져 있고, 식사 시간에는 현지 음악이 흐른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고, 식탁마다 웃음과 대화가 넘친다. 구엘라게차는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멕시코 디아스포라(이민자 문화)의 자긍심**이 깃든 공간이다. LA라는 도시가 가진 다양성과 포용성, 그리고 이민의 역사를 한 접시의 음식으로 보여준다. 한입의 몰레에는 오악사카의 전통과, 이민자들의 삶의 향기가 함께 녹아 있다.

 

베스트리아 – 산업지대의 미식 혁명

베스트리아(Bestia)는 LA 다운타운의 오래된 창고를 개조해 만든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셰프 오리 멘쉬( Ori Menashe )와 제너 셰프 제스카 코스텔로(Jessica Koslow)가 함께 운영하며, “산업 속의 예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외관은 단순한 창고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세련된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와 오픈 키친이 펼쳐진다. 철제 기둥, 노출 벽돌,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LA의 젊은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대표 메뉴는 ‘카보나라 파스타(Carbonara Pasta)’와 ‘오소부코(Osso Buco)’다. 카보나라는 이탈리아 전통 방식에 충실하면서도, 훈제된 돼지 볼살과 갓 간 페코리노 치즈를 사용해 풍미가 깊다. 오소부코는 송아지 정강이를 와인 소스로 천천히 익혀, 부드럽고 진한 육즙이 매력적이다. 베스트리아는 LA 미식 신(Scene)의 상징이다. 젊은 셰프들이 창의적 재료를 실험하고,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교류하는 공간으로도 유명하다. 예약이 어려울 만큼 인기이지만, 그만큼 이곳의 음식은 감동적이다. 베스트리아는 산업화된 도시 속에서도 인간의 창의성과 열정이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철과 불, 사람과 음식이 어우러진 곳” — 그것이 베스트리아의 정체성이다.

 

로스앤젤레스 맛집 여행의 의미

레퍼블릭, 구엘라게차, 베스트리아 — 이 세 곳은 로스앤젤레스의 미식 지형을 완벽히 보여준다. 유럽의 품격, 멕시코의 정체성, 캘리포니아의 창의성이 공존하는 도시. 그 다양성은 LA가 가진 가장 강력한 매력이다. 레퍼블릭은 프렌치 미학과 로컬 재료의 융합을, 구엘라게차는 전통과 공동체의 온기를, 베스트리아는 젊은 혁신과 도시적 에너지를 상징한다. 이 세 레스토랑을 경험하는 것은 곧 LA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맛보는 일이다. 로스앤젤레스의 음식은 세계의 문화가 녹아든 축소판이다. 거리의 푸드트럭부터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까지, 모든 곳에서 사람과 문화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LA의 맛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실하다. 그것은 이민자들의 노력, 창의적 셰프들의 실험, 그리고 도시가 품은 다양성의 결과다. 결론적으로 로스앤젤레스 맛집 여행은 ‘다문화 공존의 미학’을 체험하는 여정이다. 한 그릇의 파스타, 한 접시의 몰레, 한 조각의 타르타르가 이 도시의 역사를 말해준다. LA의 미식은 곧 이민의 역사이자, 인간의 창의성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문화적 교향곡이다.